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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 l a B l a B l a 

단 상 , 잡 상 들 1

피 렌 체 가 는 기 차 안 에 서. . .

로마엔 수차례 들렸더랬는데, 정작 테르미니역 사진은 이번이 처음?

레지오날레를 택했다. 시간이 무척이나 걸리지만, 고속이나 타며 여유를 부리기엔 여비를 너무 많이 쓴듯해서이다.
일찌감치 기차는 대기해 있었고, 레지오날레 기차에서 골라봐야 거기서 거기일 자리를 조금은 신경써서 선택해 자리를 잡았다.
문간 마주 보고있는 의자 세개가 붙어 있는곳.
그 옆자리엔 캐나디언 아이들인듯한 여행자 두명.

이들은 피렌체에서 같이 내렸고, 결국 같은 호스텔...

이상하게도 , 왠지 현지인들 보단 배낭을 짊어지거나 캐리어를 끄는 사람들이 더 안심이 된다.
객차문 바로 옆에 붙은 한쪽짜리 의자에 슈트케이스를 던져 놓고, 마주 보고 있는 의자 사이에 캐리어를 끼워 놓곤
창가로 기차가 나아가는 방향을 바라보며, 옆자리에 백팩을 풀어놓고 자리에 앉았다.
호스텔 바에서 얻어온 뜨끈한 물이 담긴 보온병을 꺼내어 어떤 종류의 차인지도 모르는 티백을 담궜다.
어제밤엔 좀 쌀쌀하게 잔듯한 몸을 차 한잔으로 녹이며, 그간 스쳐간 단상들을 정리하려 애써본다.






단상 하나!

집이란 늘 돌아가야할 곳이고, 본능적으로 귀소하게 만드는 곳이지만,
ㄴㅏ는 늘 집을 나서 먼 곳으로 떠날땐 돌아갈 곳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는 감옥 같은 틀에 갇혀 누가 채우지도 않았는데,
자물쇠가 있는 듯 그 안에서 스스로 갇혀 있음을 느끼고...
밖으로 나가고픈 욕망을 지닌채로 길을 나선다.
(김씨 체류기)
아마도 집을 떠나 여행을 나서는 것이 그 곳을 벗어나려는 의도인지도 모른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붐비는 세상으로 나와,
ㄴㅏ만의 세계를 탈피하려고...
>하지만, 여행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 해도 여행의 시한은  현실과 동떨어질수 없기에 정해지기 마련이다.
그 시한이 채워지면, 처음 길을 나선곳이 되었든 또 다른 곳이 되었든 여행을 마무리하고 되돌아가야 한다.
장기간의 여정을 겪었다면, 심신이 지쳐 미처 마무리조차 지을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여전히 모래시계는 흐르고 있건만...
계획하지 않은, 혹은 일부의 계획만으로
그래서인지 얼마남지 않은 시간을 방황하고 있다.
좀더 즐겁거나 유쾌하거나, 좀더 지치거나 힘들거나... 그런 것들이 어떤 의미가 될수 있을까?!?
유종의 미...

계획한대로 흐를때도 있었고, 뜻하지 않은 일들과, 원치않는 일들...
모든 것들이 하나가 되어 뒤죽박죽...


=  단상 둘!

캐리어의 앞주머니가 무거워 발라당 쓰러져 시소처럼 흔들거리고 있을때...
그럴때면 항상 이동중에 잠시 무언가를 하기위해 캐리어를 세워둔 상황인데, 그 주변은 물론 여행자들로 가득하다.
캐리어가 넘어졌을뿐인데... 어쩐일인지...
마치 어릴때 아이스케키(짖궂은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에게 치마를 들어올리며 장난치는 행위)
당한 어린 소녀의 기분이 드는걸까?


단상 셋!

ㄴㅏ는 학생 신분이 아닐뿐더러, 유레일패스를 미워라하는 (물론 장시간 기차여행도 싫어라한다.) 만 26세를 훌쩍 넘긴 나이이다.
그렇기에 어딜가나 성인(Adult)요금을 내는게 당연하다. 게의치도 않는다.
창구앞에 서면, ㄴㅏ는 성인 요금을 체크하고 프리토킹하는데 에로 사항이 많아 단순하게 티켓만을 요청한다.
그러곤 미리 준비한 돈을 지불하면, 어떠한 신분증 제시도 요구받지 않은채 ㄴㅐ 손엔 학생요금이 적용된 티켓이 쥐어진다.
한번은 비엔나에서 공항가려는 티켓을 끊으려는데, 인포에서 기계를 이용하라고 알려주었다.
ㄴㅏ는 비엔나 카드가 있기에 거기에 조금만 추가요금을 내면 되는 상황이었다.
티켓파는 기계앞에 섰지만, ㄴㅏ에게 해당되는 티켓을 찾을수가 없어 헤매고 있으려니,
인포에서 기계를 이용하라고 알려주던 언니가 나와 도움을 준다.
ㄴㅏ는 비엔나 카드(이 카드 역시 의도치 않게 학생요금이 적용된것임을 공항가는 티켓을 받아보고 나서야 알게되었다.)를 내보이며,
공항을 가야한다고 했고, 창구 언니는 기계를 이리저리 눌러대더니 공항가는 '학생요금이 적용된' 티켓을 꺼내어 ㄴㅐ게 건냈다.
늘 이런식이었던거 같다.
이번 여행내내... 티켓들 정리하며 확인해봐야 하겠지만, 알아본 정보로 요금을 준비하면 항상 거스름돈을 받은듯하니...
과연 동안이라 마냥 햄 볶아야 하는걸까? 아니면 여권을 꺼내어 매순간 정정해야 하는걸까?



가까스로 기억을 꺼내 끄적이길 시작한지 10여분...
기차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점점 승객들이 기차에 오른다.
그러던 중 한 아저씨가 ㄴㅏ의 앞자리 의자가 달랑 한개 붙어있는, ㄴㅏ의 슈트케이가 놓여있는 자리를 요구한다.
'분명 빈자리가 많이 있을텐데...왜 하필 여기지?...'하며 ㄴㅏ는 마지못해 자리를 비워준다.
동시에 어렴풋했던 ㄴㅏ의 단상들도 자리를 비운다.
날씨좋다!




따사로온 햇살을 받으며, 창으로 들어 오는 상쾌한 바람을 맞으니, 슬퍼진다.
이런 햇살도, 이런 바람, 이런 풍경도, 이런 시간도 이젠 곧 떠나 보내야할...
마치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고하는듯한 기분이 든다.
ㄴㅐ가 유럽을 사랑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늘 그리워하던, 이 곳에 직접 몸 담지 않는 한 앞으로도 그리워할지 모를 곳이기에 그런게 아닌가 싶다.



단상 넷!

승차권들.
스탬프를 받아야할 운명들임에도, ㄴㅐ 손을 거친 승차권들은 보통의 표들과 운명을 달리 할때가 많다.
한두번이 아닐진데,
무개념으로 표만 있으면 되니까.
ㄴㅏ는 무임승차가 아니므로...
자신있게, 의기양양하게
스탬프도 잊은채 탑승을 하곤 한다.



단상 다섯!

어려서는 나름 이쁘다는 말도 곧잘 듣고 자랐다.
ㄴㅏ는 스스로 이쁘다곤 생각지 않는다.
귀여움? 조금 있는거 같기도 하지만, 성격상 묻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성형? '생긴대로 살자' 주의이다.
귀엽다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나이가 된 지금엔
이쁘다는 말보다 귀엽다란 말을 더 많이 듣는다.
이쁘지 않다 혹은 못생겼다의 완곡한 표현일까?
아님 ㄴㅏ 어릴적시절보다 성형미인들이 너무 넘쳐나서일까?
귀엽단 말보다, 이쁘단 말보다,
더 간절한 말은
아름답다!
ㄴㅏ는 아름답고 싶다.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도...



색감에 대한 단상.

햇살이 방긋하고 나와줄때면, 눈이 부셔 선글라스를 계절에 상관없이 곧잘 착용하곤 한다.
색이 들어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바라보는 세상.
아름답다!
어찌 저리 아름다울수가 있을까 하는 순간 맨 눈으로 보면 더 이쁘겠다 싶어 썬글라스를 살짝 들어올려본다.



세 . 상 . 은 . 색 . 안 . 경 . 을 . 끼 . 고 . 보 . 는 . 게 . 통 . 념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