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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r o l o g u e /  A l l I l o v e

사 람 만 한 강 쥐 2 . . .

세 상 엔 강 쥐 만 도 못 한 (사람이라 규정짓기 힘든, 싫은) 것 들 이 많 다 .

세번째 강쥐와 첫 만남은 쌀쌀하리만큼 냉랭했다.
아바마마와 이별하고, 그 충격으로 오라버니 마져 휴학한채 자진 군입대를 하고,
워낙에도 단촐한 우리 가족이 어마마마와 ㄴㅏ로 그나마 더 조촐해진...
재수생 시절, 어느날... 학원에서 공부하다 기세등등 오밤중에 들어오던 날,
'집에서 해도 되는데 모 이렇게 늦게까지 있어. 일찍 좀 다녀. 방에 한번 들어가바'
'응?!'

왠일로...나란히...쥬드 & 토드

방문을 열자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리는 낑낑거리는 소리...
발발이 사건 이후 더욱 강쥐입양에 거부감을 갖게 된 어마마마...
아바마마와 오라버리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와닿은 탓일까...
이리저리  방을 둘러보니,
행거 밑 구석한켠에서 쪼그리고 엎어져 낑낑거리고 있는
새앙쥐같은 까만 털복숭이.    미치!(요크셔테리어)
불러도 나오지도 않고, 이제 갓 젖을때고 분양되어
어미가 그리운지 낑낑거리기만 하고, 게다가 시커먼 강쥐라니...
왠지 선뜻 정이 안갔더랬다. 그것도 잠시...
미치 역시 ㄴㅏ의 늦은 귀가길에 발걸음 재촉하게 하게 만들었고,
힘들고 지칠때 최고의 친구가 되어 주었고,
늦은 귀가에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주었고,
삶이 힘겨워 세상을 등지려 할때도 ㄴㅐ곁을 지켜주었었지...
ㄴㅏ에게 처음으로 강쥐의 강쥐(--^), 2세들도 안겨주었고,
서너번의 분양으로 ㄴㅏ의 대학등록금까지 대주었더랬다.(당시 국내 애견산업피크)
(사실, 미치와 헤어지고나서 어마마마를 더 원망하게 된 요인이 여기에)
그렇게 어마마마와 ㄴㅏ의 사랑을 듬뿍 받던 미치...



금방이라도 ㄴㅐ품에 안길듯 보이지만, 저렇게 달려들면 대책없다. ㄴㅏ는 뒤로 발라당~쥬드는 얼굴에 침바르기 신공

또다시 어느 여름날, 어마마마로부터 호출이 왔다.
(당시 페이져시절)
왠일일까하며, 공중전화로 향해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미치가 없어졌어. 잠깐 문 열어논 새...'
'뭐?!?!?!?!...그럴길래 ㄴㅐ가...'
수업이고 뭐고 ㄴㅏ는 또 곧장 집으로 튀어갔다.
그 당시 우리집 구조가 거실에 큰 샷시문을 열면 야외(?)
베란다이고, 거기엔 쪽문이 있어 길 밖으로 나갈수가 있었다.
날이 더운 한 여름이라 어마마마는 늘상 베란다문을 열어놓고
사셨고, 미치는 어릴때부터 영특하게도 시키지도 않았는데
항상 베란다 문이 닫혀 있을때도 열어달라고 하고 거기에 볼일을 보곤 했다.
어마마마는 쓰레기등을 버릴때 종종 현관문을 이용하지 않고,
쪽문을 애용하셨더랬다.
그럴때마다 ㄴㅏ는 매번 문 꼭 닫었냐고 확인을 하길 수차례였건만...
결국엔 또다시... 밟고 싶지 않은 전철을 밟게 되었다.
ㄴㅏ는 문단속 제대로 안한 어마마마를 구박(--^)했고, 나이들었다고 쫓아낸거 아니냐며 어거지도 부리고, 갖은 떼를 썼지만,
미치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눈물이 나려 하네...-ㅜ)


조이...
어마마마와의 전쟁을 치른 후에야 가족이 되었던, ㄴㅏ의 일생일대 획을 긋는 사건까지 겪게 했던 네번째 강쥐...
대딩 3년 시절, 눈에 흙이 들어와도 강쥐는 입양안하겠다는 어마마마의 금지령를 무릎쓰고,
이번엔 ㄴㅐ가 직접 충무로 개판에서 눈이 맞어 데려왔다. (어마마마나 ㄴㅏ의 취약점, 정이 과할정도로 많고 깊숙하다.)
ㄴㅏ의 모교도 충무로에 있고, 입학 후  건 3년을 날이면 날마다 개판(모교생들은 주로 이렇게 칭함.)을 그냥 지나치는건,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수 없는 일과도 같았고, 그 서글프게 바라보는 눈길을 도저히 외면할 길이 없어, 입양하게 됐다.
그러곤, 어마마마와의 전쟁 치를 생각에 집으로 바로 가지 못한채, 학교 후문 단골 까페로 들어가 어찌할지 궁리하다가,
까페 벽에 붙은 '시티 오브 조이' 포스터를 보곤, 그 녀석의 이름은 조이가 되었다.
조이(코카스파니엘)는 들어오던 날부터 구박 받기 시작했다.
천방지축에 남아(처음으로 남강쥐)라 여기저기 찔끔거리고 다니고, 7개월이나 지난 성견에 가까운 강쥐라 훈련도 힘들고,
말도 안탔고, 매는 들었지만 때릴수도 없고...ㄴㅐ가 등교하기가 두려울정도로 어마마마에겐 천덕구러기가 되었다.
그러기를 한두달 지난 어느날...
사단이 나고 말았다.
재수학원을 다닐때도, 공부한답시고 일년내내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들어오고,
대학에 가서도, 도서관서 공부하다 온냥 12시 넘어 들어가는 날이 수두룩 하던 중,
그 날도 어김없이 밤 12시를 훌쩍 넘긴  늦은 귀가였는데, 현관문을 열자마자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어마마마의 목소리...
'저 XXX 내다버려!!!'
'...'
'ㄴㅐ가 나가든지, 저 XXX 내보내든지...선택해...ㄴㅐ가 XXX보다 못하게 사느니...'
그렇게 시작해서 어마마마와 ㄴㅏ는 동이 틀때까지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ㄴㅏ는 난생 처음 짐을 꾸리고, 조이에게 목줄을 채우고, 가방을 챙겨들고 집을 나섰다.
대문을 열고 나서는 ㄴㅏ의 등뒤로는, 강쥐 밥그릇이 날라오고, 강쥐 장난감, 강쥐 껌  등등...
'절대 죽어도 어마마마를 두번 다시 보지 않으리라...'
처음이자 마지막인, ㄴㅏ의 가출은 이렇게 시작되었고, 조이를 데리고, 큰 길가로 나와 택시를 잡고 학교로 향했다.
조이를 데리고 수업을 들을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달리 갈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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