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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 l a B l a B l a 

가 을 인 지 . . . 겨 울 인 지 . . .


늦게 잠든 탓에 알람시간에 일어나질 못하고...
그나저나, 알람은 대췌 울리고 있는건지 조차 확인이 안된다.
해도 뜨지 않은 듯한 아침 여덟시...
지치고 피곤함이 역력한 몸을 일으켜 나갈 채비를 했다.

중무장이랄것도 없고,
중무장할만한것도 없지만,
어제 느낀 탐페레의 가을(?)일지 모를 날씨에
챙겨온 롱 패딩자켓을 걸치고
길을 나섰다.

숙소를 나오니,
입에선 입김이 피어오르고...
이탈리아 로마, 베니스에서 따가운 태양빛에 끄슬려 물집까지 생겼던
손등이 시린 바람에 까칠해진다.
어제 숙소 찾아오던 길에 봐두었던 슈퍼마켓부터 들려본다.
아침과 점심, 저녁거리 장을 보려 들렸지만,
종일 돌아다니기엔 무리일듯 싶어, 아침겸 점심거리만 집어든다.

어제 리셉션에 있던 긴 금발머리의 이쁜언냐가 알려준
사타쿠난카투(Satakunnankatu) 거리로 가본다.
살이 에이는 바람에 사진기 드는 횟수가 줄어들고,
손은 패딩 주머니에서 나오려하질 않는다.
메모해온 코스도 백팩에서 꺼내어 밟아줘야 하건만,
이런저런 아무런 엄두도 나질 않는 날씨...


중무장하고 나온 꼬맹이와 엄마...
꼬맹이가 아장아장 걸어오고 있어,
뷰파인더로 초점 맞춘다는게 그만...
꼬맹이 엄마의 얼굴이 잘려나갔다.
방울달린 벙거지 모자, 끈달린 벙어리 장갑...
언니 주면 안되겠니?!?!?





 

마트에서 장본 브런치를
저리 공원 한켠 벤치에
자리잡고 앉아 허기를 채워야 하겠지만,
그리하기엔
이미
온 몸에 한기가 퍼져버렸다.



여기저기 떨어져 바람에 나뒹구는 낙엽...
우후죽순으로 솟아 각양각색으로 물든 나뭇잎들...
가을인가...
강인지 운하인지 흐르는 물은
살얼음조차 얼지 않았지만,
영상 2도의 날씨,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를 밑도는 느낌.
겨울일까...
지도와는 상관없이 발길 닿는대로, 눈길 닿는대로,
바람을 거스르다 셔터를 몇번 더 눌러보곤
어느샌가 ㄴㅏ도 모르게 신기하게도 숙소 근처에 다다른다.

대략 세시간 반가량 거리를 헤매다 왔나보다.
배도 고프고,
춥고,
사과와 빵을 꺼내 먹곤,
알콜이 섞였을지 모를...
환타인지 쥬스인지 오렌지빛 음료를 마셔본다.
ewww --;
ㄴㅐ가 준비한 보온병에 담긴
따끈한 영국차로 입을 가셔본다.
꽁꽁 얼었던 온 몸에 살며시 온기가 전해지며, 잠이 쏟아진다.
잘까???


벌 겋 지 도 않 은 낮 두 시 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