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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 l a B l a B l a 

D r u k e n S k i i n g . . .


새벽 두시를 향하던 시각.
전화통화를 하던 중 밧데리가 다 되어 잠시 틈이 생겼다.
그저 술이 고팠다.
유럽서 들고 나온 와인은 이미 동이 난지 오래이고,
워낙 알콜과는 거리를 두고 살아온 삶인터라
그 와인이 전부였었다.
귀차니즘의 정점을 찍고 있는 요즘...
술이 고프다고 패딩을 줏어 입고,
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있는 편의점에 술을 사러 내려가다니...
제대로 ㄴㅐ가 아닌거다 !
하X네켄 500ml.
굳이 작은 크기의 캔을 골라도 되었을 것을, 빤한 주량(주량이라고 하기에도 큰 무리가 있건만)에도 불구하고 큰 것을 집어들었다.
검은 비닐봉투에 달랑 캔맨주 하나를 들고 다시 올라와, 책상에 앉았다.
하다만 통화를 다시 시도하면서, 홀짝~홀짝~
20여분새 150ml정도 마신거 같다.
이미 온 몸은 핏빛으로 변하고, 머리가 핑핑 돌고...
어딘가 드러누워야 할거 같아 카우치에 드러눕다보니 패딩도 벗지 않고 있었다.
옷을 벗으려 일어났다가 문득 카메라가 눈에 들어왔다.
서랍으로 가서 삼각대를 꺼내어, 카메라를 설치하곤 타이머를 셋팅한 후 카우치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곤 카우치에 가서 뻗었다.




한참을 오르락 내리락 거리며, 신나게 쌩쌩~ 스키를 탔다.
갈증이 나서 깨었던거 같다.
롱다리의 삼각대 위엔 카메라가 큰 눈을 시퍼렇게 뜨고 ㄴㅏ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렇게 두어시간을 노려보고 있었나보다.
동도 트지 않은 새벽 여섯시.

귀국후 친구들에게 제주도, 스키장 노래를 부르더니만, 결국 이렇게 스키를 타긴 타는구나...
하루는 절친인 UK군이 갑자기 왠 스키장 바람이 들었냐며 묻길래,
' 앙 ? 걍...스키나 보드를 꼭 타야하는건 아니구...그저 눈 밭에서 뒹굴러 더럽혀지고 싶어서...'
UK군은 자지러지게 웃더니, ' 난 스키장에서 뒹구르는건 절대 반댈세. '  라는 말을 남겼었다.
ㄴㅏ는 절실하건만...
취중임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국가대표처럼 잘 타는지...
꿈에서조차 이룰수 없던 뒹구름...
흐크 ! 비발뒤 안 데려가면 삐뚤어질테닷 ! ! !


올 해 가 기 전 . . . 기 필 코 !

12.26